(대학교 문예사조 수업 정리 내용)
역사에서의 ‘고대’란 선사시대 이후부터 중세시대 전까지를 이르는 말이다.
<원시미학>
원시시대에는 주술적, 마법적인 힘을 믿으며 본 것에 기반한 그림을 그리거나(라스코 동굴벽화), 상징성을 가진 모습을 가진 조형물로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였다. 수렵과 채취 생활을 하던 원시인들은 생존과 기초적 욕구를 중요하게 생각하였고 그러한 모습이 예술품에 반영된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렇다면 농경과 목축, 정착생활을 시작하여 삶에 안정이 생겼고, 집단 공동체와 계급까지 생겨난 고대의 예술품 속에는 어떤 사상과 삶의 모습이 담겨있었을까? 우리는 우선 서양 고대 문화를 대표하는 그리스 문화의 미학에 대하여 알아볼 필요가 있다. 우선 미학이란 아름다운 것에 대한 인식과 그 예술 형태에 관한 연구를 이르는 말이다. 수많은 미학의 관점이 있었겠지만, 그 중에서도 ‘인간중심’, ‘모방’ 그리고 ‘재현’은 고대 그리스 예술의 큰 핵심이었다. 이에 대한 설명을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미학에서 찾을 수 있다.
플라톤의 미학은 본인의 이데아론에 근거하고 있다. 여기서 플라톤이 말하는 이데아란 불변적이며 절대적인 것인데, 감각기관을 통해 직접 느끼는 것이 아니라 사고를 통해 접근할 수 있는 순수하고 완전한 형태를 뜻한다. 플라톤이 보는 예술은 모방품으로, 실재의 완전성과 비교하면 낮은 가치를 가지고 있지만 플라톤은 예술의 아름다움과 모방성을 강조하며 예술의 역할을 긍정하였다. 플라톤이 중요하게 여긴 ‘아름다움’은 감각을 통해 느낀 좋음과 감동을 주는 것 이외에도 도덕적인 가치가 가미되어있었다.
예술은 단순한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것 이외에도 사회적으로 선의 이데아와 일치하기를 요구하였다. 한편 플라톤은 사람들이 경험을 통하여 인식하는 대상만이 아닌 추상적 대상도 미의 개념으로 이해하였고, 오히려 추상적인 미의 절대성을 높게 평가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예술을 해석하면서 ‘모방론(Mimesis)’에 대한 언급을 한다. 현실을 미학적 틀에 맞추어 재현한 예술의 여러 종류를 ‘현실에 대한 재현’이라는 카테고리에 넣을 수 있게 되었는데, 현실의 재현을 중요하게 생각하여 비현실적인 모습을 연출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았다.
‘재현’에 대한 이러한 중요성은 제욱시스와 파라시오스라는 고대 그리스 화가의 일화에서도 찾을 수 있는데, 제욱시스가 그린 그림의 포도넝쿨에는 새가 포도송이를 따먹으려다 부딪혀 떨어졌고, 그로인해 의기양양해진 제욱시스에게 파라시오스는 자신이 그린 그림의 막을 걷어보라고 했다. 막을 걷자, 파라시오스는 방금 걷은 막이 자신이 그린 그림임을 말했고, 제욱시스는 “나는 새의 눈을 속였지만, 자네는 새를 속인 화가의 눈을 속였다.” 라며 자신의 패배를 인정했다. 이 일화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얼마나 모방과 재현을 미학의 원천으로 생각했는지 알려준다.
한편 아리스토텔레스의 <수사학>에 나오는 미의 정의는 “그 자체로 가치가 있으면서 동시에 즐거움을 주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미에 대한 정의를 내리면서 미의 속성 두 가지를 근거로 삼았는데, 첫째로, 미의 가치는 효과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 내에 있는 것. 둘째로, 미는 가치를 소유할 뿐만 아니라 그 가치에 의해서 즐거움이나 감탄을 제공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이러한 아리스토텔레스의 미학은 즐거움과 연관되어 있지만 유용성과는 다른 개념이었다. 미의 가치가 본질적인데 반해, 유용성의 가치는 결과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미의 가치를 유용성 위에 두었다. “모든 미는 선이지만, 선이라고 해서 다 미는 아니다. 모든 미는 즐거움이지만, 즐거움이라고 해서 다 미는 아니다”라는 말로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을 정리할 수 있다. 미는 선과 즐거움을 동시에 지닌 것으로 생각했고, 그로 인해 아리스토텔레스가 미를 높게 평가한 것이다. 또한 모방론에 대해서도 플라톤과 입장이 달랐는데, 예술은 현실을 최대한 가깝게 모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모방은 실제를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예술 장르중 극작을 주목했다. 그는 극작이 “역사보다 고상하고 더 철학적이며, 개연성과 필연성을 담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비극을 통해서는 공포와 연민으로 감정의 정화를, 희극에서는 즐거움을 통하여 감정의 정화를 가져온다고 했다. 특히나 비극에서는 감정에서 해방되는 과정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미학을 통해 고대 그리스의 예술에 대한 인식을 알아보았다. 그렇다면 실제로 그러한 사상이 반영된 예술들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문학과 조형의 두 측면에서 살펴보자.
<문학>
그리스 문학에서 주요하게 알아볼 것은 바로 신화와 비극이다. 그리스신화는 처음부터 완전한 스토리가 있던 것이 아니라, 여러 지역과 종족 사이에 교류가 이루어지며 다양한 이야기들이 다듬어지고 보완되어 형성되었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나오는 신들의 이야기는 후의 영웅 서사시와도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예를 들어 페르세우스와 헤라클레스 등 많은 영웅들은 반신반인으로서 신과 인간의 사이에서 태어나 신을 선조로 받들고, 영웅의 이야기 속에 신화의 내용과 신들이 개입되기도 한다. 이처럼 인간과 신의 가까운 관계 구성으로 신화를 통해 인간의 사상을 나타내고, 신의 인간적 모습을 보임으로 인간 중심의 사고 또한 드러난다.
이러한 신화 속 신들의 모습은 문학작품 속에도 스며들게 되었고 이는 신과 인간이 한 작품 안에서 어우러지며 인간의 비극적 운명을 주제로 하는 극예술이 되었다. 디오니소스신을 위한 축제에서 비극이라는 장르가 생겼는데, 관객들은 등장인물들의 운명에 대한 패배와 좌절, 고통을 보며 카타르시스를 경험하였다. 대표적 작품으로는 ‘오이디푸스 왕’등이 있다.
<조형>
고대의 조형물에서도 당시의 미학을 읽을 수 있다. ‘인간중심’, ‘모방과 재현’이라는 미학의 변화로 인해 주술적인 의미를 가지던 선사시대의 조형과는 달리 현실적인 인간의 모습과 아름다움만을 담은 예술품들이 대다수를 이루게 되었다. 조각 작품의 대표격인 쿠로스는 남성 조각 작품을 의미하는데, 당당히 인간 신체를 누드로 표현하며 인간중심주의적 가치관을 반영하였지만, 그리스 사회 내의 남녀불평등을 반영하는 작품이기도 했다. 한편 여성의 누드 조각 작품인 비너스상은 남성을 조각한 작품보다 대중화된 시기가 수백년 뒤쳐지긴 했지만 큰 유행을 이어나갔다. 이후 조각에도 동작성과 서사성이 강조되며 연극적 표현을 이루게 된다.
마지막 예시로 건축물의 대표작인 파르테논 신전에도 인간을 배려한 디자인을 찾을 수 있다. 배흘림기둥, 서양권에서는 엔타시스라고 부르는 기둥 양식은 기둥의 허리부분이 가장 지름이 크고 위아래로 갈수록 줄어드는 항아리 모양을 가지고있다. 이 구조를 통해 사람이 아래에서 올려다 볼 때 조금 더 편안한 감상을 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이 외에도 인간의 눈에 맞추어 기둥을 배치하고 바닥과 지붕의 형태를 디자인하여 만들어진 건축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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